사원수(Quaternion)에 대하여 - 1. 소개 2. 복소수와 복소수의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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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수학의 모든 위대한 발견들은 당대의 천재들의 번뜩이는 영감에 의해서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대의 수많은 수학자들이 앞서 발견하고 정리해 온 수학적 토대 위에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수십년에 이르는 끊임 없는 사색과 연구를 통해야만 비로소 하나의 수학적 사실이 밝혀 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수학적 발견이 어떠한 노력에 의해서 밝혀 졌는지 그 고된 과정을 후대에 알기란 쉽지 않다. 보통 수학자들이 그들의 발견을 공표할 때에는, 그 발견이 있기까지의 고된 과정을 설명하기 보다는 그 결과만을 가능한 간결하게 서술하고 증명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점에 있어서 해밀턴과 그가 발견한 사원수에 대한 연구는 후대에 사람들에서 굉장히 귀중한 사료가 된다. 해밀턴의 시대에는 수학자들끼리 서신을 주고 받으면서 자신들의 발견과 생각을 교류하는 것이 일반적이였다. 따라서 이 서신들을 살펴봄으로써 해밀턴이 어떻게 사원수의 개념을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개념을 수학적으로 완성시키기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해밀턴에 의한 사원수의 발견 과정을 수학적인 관점에서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이 과정을 살펴보고 나면, 왜 복소수의 확장이 삼원수가 아니라 사원수여야만 하는지, 사원수의 곱셈은 왜 그렇게 복잡한 방법으로 정의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 복소수와 복소수의 성질

사원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복소수에 대해 살펴 보아야 한다. 사원수의 개념과 성질들 자체가 복소수의 개념과 복소수가 가지고 있는 대수적 성질들을 확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먼저 어떻게 복소수가 탄생했는지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복소수라는 개념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흔히 알고 있듯이 이차방정식 $x^2 +1 = 0$의 해를 구하기 위하여가 아니라, 삼차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과정에서였다.[1] 아래의 방정식은 봄벨리가 고민했던 삼차방정식 중의 하나이다.

\[ x^3 = 15x + 4. \]

여기에 삼차방정식의 해법을 적용하면 위 방정식의 한 근은

\[ x = \sqrt[3]{2 + \sqrt{-121}} + \sqrt[3]{2 - \sqrt{-121}}. \tag*{(1)}\]

가 되는데, 음수의 제곱근을 인정하지 않았던 당시의 관점으로는 위 삼차방정식의 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위 삼차방정식은 $x=4$라는 너무나 자명한 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봄벨리는 식 (1)의 우변에 있는 $\sqrt{-121}$이라는 값을 적당히 조작하여 $x=4$라는 해를 얻고자 하였고, 이 과정을 통해 최초로 허수의 곱셈에 관한 규칙을 최초로 제시하게 된다.

 

하지만 이 당시에는 음수조차도 수로써 여겨지지 않던 시기였기 때문에 당연히 허수의 개념조차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계산 과정에 나오는 허수는 단순히 '방정식을 풀기 위한 형식적인 조작' 정도로 취급하였다.

 

이후 세월이 흘러 18세기가 되어서야 오일러, 해밀턴, 가우스 등의 수학자들에 의해 복소수에 대한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다. 특히, 해밀턴은 복소수를 두 실수의 순서쌍으로 생각함으로써 복소수에 대한 형식적인 정의를 내렸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해밀턴은 임의의 두 실수 $a,\, b \in \R$에 대하여, 이중쌍(couple) $(a,\,b)$를 정의 하였고, 나아가 이중쌍에 대한 사칙연산과 상수배를 정의하고자 하였다. 이 때, 두 이중쌍의 덧셈였과 뺄셈은

\[ (a_1,\, b_1) \pm (a_2,\,b_2) = (a_1 \pm a_2,\, b_1 \pm b_2) \]

와 같이 각 항을 더하거나 빼는 것으로 간단히 정의가 되지만, 두 이중쌍의 곱셈의 정의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만약 두 이중쌍의 곱셈을 각 항을 곱하는 것으로 아래와 같이 정의해 보자.

\[ (a_1,\, b_1) \times (a_2,\,b_2) = (a_1a_2,\, b_1b_2) \]

위의 곱셈을 이용하면, 임의의 $b \in \R$에 대하여 $(1,\,0) \times (1,\,b) = (1,\,0)$이므로, $(1,\,0) \div (1,\,0)$의 간단한 나눗셈조차 제대로 정의할 수 없다. 해밀턴은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2] 아래와 같이 이중쌍의 사칙연산과 상수배, 크기 등을 정의했다.

\[ \begin{aligned} (a_1,\, b_1) \pm (a_2,\,b_2) &= (a_1 \pm a_2,\, b_1 \pm b_2) \\[5pt] (a_1,\, b_1) \times (a_2,\,b_2) &= (a_1a_2 - b_1b_2,\, a_1b_2 + b_1a_2) \\[5pt] (a_1,\, b_1) \div (a_2,\,b_2) &= \left( \frac{a_1a_2 + b_1b_2}{a_2^2 + b_2^2},\, \frac{a_1b_2 - b_1a_2}{a_2^2 + b_2^2} \right) \\[5pt] \lambda (a_1,\, b_1) &= (\lambda a_1,\, \lambda b_1) \\[5pt] \norm{(a_1,\,b_1)} &= \sqrt{a_1^2 + b_1^2} \end{aligned} \]

이제 임의의 두 실수 $a \in \R$를 이중쌍 $(a,\,0)$으로 정의하면, 이중쌍의 사칙연산이 실수의 사칙연산의 자연스러운 확장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두 이중쌍 $(a_1,\,0)$과 $(a_2,\,0)$에 대하여 이중쌍의 사칙연산을 적용해 보자. 더 나아가,

\[ (0,\,1)^2 = (0,\,1) \times (0,\,1) = (-1,\,0) =: -1 \]

이 되어 $i = (0,\,1)$로 정의하면 $i^2 = -1$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임의의 복소수 $a+bi$는 이중쌍 $(a,\,b)$로 표현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i$라는 신비한 허수 단위도 사실은 이중쌍 $(0,\,1)$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하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해밀턴은 복소수의 미스테리를 이중쌍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도입함으로써 (대수적으로) 밝혀 내는 데에 성공하였다. 이 다음으로 해밀턴이 고민한 것은 이렇게 정의한 이중쌍과 그에데한 사칙연산을 삼중쌍(triple), 사중쌍(quadruple) 등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