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수(Quaternion)에 대하여 - 4. 사중쌍(quadruple)과 사원수(Quater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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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중쌍(quadruple)과 사원수(Quaternion)

삼중쌍(triple)에 대한 실패를 바탕으로 해밀턴은 사중쌍(quadruple)과 사중쌍의 사칙연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우선 해밀턴은 사중쌍 $(a,\,b,\,c,\,d) = a + bi + cj + dk$에 사칙연산에 대한 법칙 $i^2 = j^2 = -1$, $ij=-ji=k$은 그대로 유지한 채 아직 미지인 관곗값 $ik$, $ki$, $jk$, $kj$, 그리고 $k^2$의 값을 찾고자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1843년 10월 16일 해밀턴은 사중쌍의 사칙연산에 대한 기본법칙을 발견하고 이를 더블린의 로열 운하 위를 지나는 브로엄 다리(Brougham Bridge) 위에 새겨 놓게 된다.

\[ i^2= k^2 = k^2 = ijk = -1. \]

위 법칙을 바탕으로 사중쌍(quadruple)의 사칙연산과, 실수배, 크기등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begin{aligned} (a_1,\,b_1,\,c_1,\,d_1) \pm (a_2,\,b_2,\,c_2,\,d_2) &= (a_1 \pm a_2,\, b_1 \pm b_2,\, c_1 \pm c_2,\, d_1 \pm d_2) \\[5pt] (a_1,\,b_1,\,c_1,\,d_1) \times (a_2,\,b_2,\,c_1,\,d_1) &= (a_1a_2 - b_1b_2 - c_1c_2 - d_1d_2,\, a_1b_2 + b_1a_2 + c_1d_2 - d_1c_2, \\[5pt] & \qquad a_1c_2 - b_1d_2 + c_1a_2 + d_1b_2,\, a_1d_2 + b_1c_2 - c_1b_2 + d_1a_2) \\[5pt] \lambda (a_1,\,b_1,\,c_1,\,d_1) &= (\lambda a_1,\, \lambda b_1,\, \lambda c_1,\, \lambda d_1) \\[5pt] \norm{(a_1,\,b_1,\,c_1,\,d_1)} &= \sqrt{a_1^2 + b_1^2 + c_1^2 + d_1^2} \end{aligned} \]

여기까지 장장 13년에 걸쳐 해밀턴이 연구한

  1. 이중쌍(couple)이라는 개념을 통한 복소수의 대수적 구조 확립
  2. 삼중쌍(triple)의 사칙연산을 정의하기 위한 시도와 실패의 과정
  3. 삼중쌍이 아니라 사중쌍(quadruple)이여야만 하는 이유

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 보았다. 해밀턴이 자신이 발견한 사중쌍을 사원수(quaternion)라 명명하였고, 사원수의 사칙연산에 대한 정리를 1844년에 "사원수에 대하여: 또는 대수학에서의 새로운 허수 체계에 대하여"라는 이름의 논문으로 제출하였고 또한 이 논문에 대한 속편을 17편 더 같은 저널에 수록하였다. 해밀턴은 사원수와 사원수의 사칙연산을 발견한 이후로 그의 일생을 바쳐 사원수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였다. 해밀턴이 쓴 사원수에 관한 논문만 100개가 넘고 또한 1853년에는 "사원수 강해(Lectures on Quaternions)"라는 책을 저술하였다고 한다.

 

해밀턴으로 부터 시작된 사원수 체계는 "사원수론자(Quaternionists)"라는 학파까지 생길 만큼 활발하게 연구되는 수학의 분야였으나, 1880년대 중반에 등장한 벡터 해석학에 그 자리를 물려주게 되었다. 벡터 해석이 사원수와 같은 현상을 설명하면서 보다 간결한 개념과 표기법을 이용하였기 때문이다.

 

이후 사원수에 대한 연구는 거의 사장되다시피 하다가 삼차원상에서의 회전을 표현하는데 관한 사원수의 효율성에 의해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원수를 이용한 삼차원상의 회전의 표현은 행렬을 사용하는 표현에 비해 연산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연산이 차지하는 메모리의 용량도 적으며 또한 행렬을 이용한 회전의 표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짐벌락(gimbal lock) 현상 1 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원수는 컴퓨터 그래픽, 제어이론, 신호처리, 자세제어, 물리학, 생물정보학, 분자동역학, 궤도역학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다음은 해밀턴의 사원수 연구 이후 사원수를 확장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몇 가지 결과들을 정리한 것이다.

  1. 1843년 10월 6일에 윌리엄 로언 해밀턴은 사원수를 발견하였고, 다음날에 이 발견에 대하여 친구인 아일랜드의 수학자 그레이브스(John Thomas Graves, 1806-1870)에게 편지로 적어 보냈다. 같은 해 크리스마스 경에 그레이브스는 사원수를 확장하려는 시도 끝에 오일러의 네 제곱수 항등식을 확장한 데겐의 여덟 제곱수 항등식을 재발견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한 팔원수를 고안하였다. 그레이브스는 처음에 팔원수를 "옥타브(octave)"라고 명명하였다. 현재는 이를 팔원수(octonion)이라 부르는데, 팔원수의 곱셈은 교환법칙 ($pq = qp$) 뿐만 아니라 결합법칙 ($(pq)r = p(qr)$) 또한 만족하지 않는다.
  2. $(V,\,+)$를 실수체 위의 벡터공간이라 하자. $V$에 곱셈연산 $\times : V \times V \to V$가 존재하고 이 연산에 대한 항등원(unit) $1 \in V$이 존재하면 이러한 공간 $(V,\,+,\,\times)$을 대수(algebra)라 한다. 나아가 임의의 $a,\,b \in V$에 대하여, $a \times b=0$이면 $a=0$ 또는 $b=0$를 만족하면 $(V,\,+,\,\times)$를 나눗셈대수(division algebra)라 한다. 또한 $V$에 노름 $\norm{\cdot}$이 정의되어 임의의 $a,\,b \in V$에 대하여 $\norm{a \times b} = \norm{a} \norm{b}$를 만족하면 이 공간 $(V,\,+,\,\times,\,\norm{\cdot})$을 노름나눗셈대수(normed division algebra)라고 한다. 1989년 허위츠(Adolf Hurwitz)는 "오직 실수 $\R$, 복소수 $\C$, 사원수 $\mathbb{H}$, 팔원수 $\mathbb{O}$만이 노름나눗셈대수이다." 라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하였다. 위 정리에 의하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사칙연산을 모두 정의할수 있는 수 체계는 실수, 복소수, 사원수, 팔원수 4가지 밖에 존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3. 해밀턴의 제자였던 케일리(Auther Cayley, 1821-1895) 또한 독자적으로 팔원수의 사칙연산 체계를 발견하였다. 케일리는 더 나아가 십육원수의 사칙연산 체계 또한 연구하였지만 위의 정리에서 알 수 있듯이 결과적으로는 실패하였다. 케일리는 오늘날 케일리-딕슨 구성(Cayley–Dickson construction)이라 불리는 주어진 대수에 대하여, 차원이 두 배인 대수를 구성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주어진 대수(algebra) $V$에 선형 대합(linear involution) $\ast : V \to V$가 임의의 $a,\,b \in V$에 대하여 $(a \times b)^\ast = b^\ast \times a^\ast$를 만족한다고 하자.2 그러면 $V \times V$에 아래와 같이 대수와 대합 구조를 줄 수 있다.
    \[ \begin{aligned} (a_1,\,b_1) \times (a_2,\,b_2) &= (a_1a_2 - b_2^*b_1,\, b_2a_1 + b_1a_2^*) \\[5pt] (a_1,\,b_1)^* &= (a_1^*,\,-b_1) \end{align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