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수 위에서 정의된 산술거리(arithmetic d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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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에서는 자연수 집합 위에 자연수의 소인수분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거리(distance)을 정의해 볼 것이다. 우선 실수 집합 위에서 정의된 유클리드 거리(Euclidean distance)를 이용하여 두 자연수 1213 사이의 거리를 구해보면, |1213|=1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번에는 두 자연수 1218을 생각해 보자. 이 두 자연수의 유클리드 거리는 |1218|=6이지만, 자연수의 관점에서 본다면 두 자연수 1213 사이의 거리 보다는 1218 사이의 거리가 더 가깝다고 주장할 수 있다. 1218이 더 많은 소인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점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자연수 집합 위에 산술거리(arithmetic distance)을 정의하고 그 성질을 알아볼 것이다.

산술거리(arithmetic distance)의 정의와 성질

자연수의 집합을 N으로, 소수의 집합을 P로 각각 나타내기로 하자. 그러면 자연수 nN과 소수 pP에 대하여 np진 값매김(p-adic valuation)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νp(n)=max{k0 | pk|n}. 즉, νp(n)이란 주어진 n을 소수 p로 최대 몇 번까지 나눌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함수이다. 또한 산술의 기본정리(fundamental theorem of arithmetic)에 의하면 임의의 자연수 n은 유일한 소인수분해를 가지는데, 이때의 소인수분해를 p진 값매김을 이용하여 n=pPpνp(n) 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이를 이용하여 두 자연수 m,nN 사이의 산술거리(arithmetic distance)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정의 1.산술거리(arithmetic distance)

자연수 집합 위에 산술거리함수(arithmetic metric) d:N×NN{0}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d(m,n)=pP|νp(m)νp(n)|. 이 때, 두 자연수 m,nN에 대하여 d(m,n)mn의 산술거리(arithmetic distance)라 한다.

예를 들어 두 자연수 12=223118=2132의 산술거리는 다음과 같이 d(12,18)=|ν2(12)ν2(18)|+|ν3(12)ν3(18)|=|21|+|12|=2 와 같이 계산된다. 반면 d(12,13)=4이므로, 자연수의 소인수분해의 관점에서 1213 사이의 거리 보다는 1218 사이의 거리가 더 가까워야 할 것이라는 우리의 직관과 잘 맞아떨어진다.

위에서 정의한 산술거리함수가 실제로 거리함수(metric)가 된다는 사실은 정의로부터 자명함을 알 수 있다. 이제 산술거리함수의 여러가지 성질을 증명하는데 중요한 도구가 될 정리를 하나 살펴보자. 우선 주어진 nN의 소인수분해에서 나타나는 (중복을 포함한) 모든 소인수의 개수를 나타내는 함수를 생각해 보자. 이 함수는 다음과 같이 Ω(n)=pPνp(n) 로 나타낼 수 있다. 이 함수를 정수론에서는 소인수계량함수(prime omega function)이라 한다. 이 함수는 완전가법적(completely additive)임이 잘 알려져 있다. 즉, 임의의 자연수 m,nN에 대하여, Ω(mn)=Ω(m)+Ω(n) 이 성립한다. (이는 산술의 기본정리를 생각해보면 간단히 성립함을 확인해 볼 수 있다.)다음 정리는 산술거리함수를 소인수계량함수를 이용하여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두 자연수 m,nN의 최소공배수와 최대공약수를 각각 lcm(m,n)gcd(m,n)으로 나타내면 mn의 산술거리를 소인수계량함수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정리 1.

두 자연수 m,nN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d(m,n)=Ω(lcm(m,n))Ω(gcd(m,n)).

증명. 먼저 최소공배수와 최대공약수를 p진 값매김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표현 가능함을 확인해 보자. lcm(m,n)=pPmax{νp(m),νp(n)}gcd(m,n)=pPmin{νp(m),νp(n)} 이 사실을 이용하면, Ω(lcm(m,n))Ω(gcd(m,n))=pPmax{νp(m),νp(n)}min{νp(m),νp(n)}=pP|νp(m)νp(n)|◼=d(m,n).

따라서 lcm(12,18)=36, gcd(12,18)=6이라는 사실로부터, d(12,18)=Ω(36)Ω(6)=42=2 와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정리 2.

두 자연수 m,nN가 서로소(coprime)일 때, 다음이 성립한다. d(m,n)=Ω(m)+Ω(n). 특히, d(n,1)=Ω(n)이 성립한다.

증명. mn이 서로소이므로, lcm(m,n)=mn, gcd(m,n)=1이 성립한다. 따라서 정리 1Ω의 완전가법성에 의해, d(m,n)=Ω(lcm(m,n))Ω(gcd(m,n))=Ω(mn)Ω(1)=Ω(m)+Ω(n)Ω(1)=Ω(m)+Ω(n) 을 얻는다. 특히 임의의 자연수 nN에 대하여 n1은 서로소이므로, d(n,1)=Ω(n)+Ω(1)=Ω(1) 이 성립한다.

두 자연수 m,nN가 서로소가 아닌 경우, 즉, 공통인수 kN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다음 정리를 이용하여 d(m,n)의 계산을 좀 더 간단히 할 수 있다.

정리 3.

세 자연수 k,m,nN (단, mn)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d(km,kn)=d(m,n).

증명. 정리 1Ω의 완전가법성에 의해 다음을 얻는다. d(km,kn)=Ω(lcm(km,kn))Ω(gcd(km,kn))=Ω(klcm(m,n))Ω(kgcd(m,n))=[Ω(k)+Ω(lcm(m,n))][Ω(k)+Ω(gcd(m,n))]=Ω(lcm(m,n))Ω(gcd(m,n))◼=d(m,n)

따라서 d(12,18)의 경우, 다음과 같이 정리 2정리 3을 적용하여 d(12,18)=d(2,3)=Ω(2)+Ω(3)=1+1=2 로 계산이 가능하다.

정리 4.

세 자연수 k,m,nN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d(mk,nk)=kd(m,n).

증명. m=gm0, n=gn0, l=gm0n0를 만족하는 서로소인 두 자연수 m0,n0N을 택하자. 그러면 mk=gkm0k, nk=gkn0k로 나타낼 수 있다. 이제 m0n0가 서로소이므로 m0kn0k 또한 서로소이다. 따라서 정리 2, 정리 3Ω의 완전가법성에 의해 d(mk,nk)=d(m0k,d0k)=Ω(m0k)+Ω(n0k)=k[Ω(m0)+Ω(n0)]=kd(m0,n0)◼=kd(m,n).

정리 5.

두 자연수 m,nN (단, mn)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한다. d(m,n)=1p¯Pm=p¯n. 즉, {nN | d(n,1)=1}=P가 성립한다.

증명. 우선 적당한 소수 p¯P에 대하여 m=p¯n이 성립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정리 1Ω의 완전가법성에 의해 d(m,n)=Ω(lcm(m,n))Ω(gcd(m,n))=Ω(lcm(p¯n,n))Ω(gcd(p¯n,n))=Ω(p¯n)Ω(n)=Ω(p¯)+Ω(n)Ω(n)=Ω(p¯)=1 임을 알 수 있다.

이번에는 반대로 d(m,n)=1을 가정하자. 이는 정의에 의해 pP|νp(m)νp(n)|=1 임을 뜻한다. 여기서 위 식 우변의 |νp(m)νp(n)|의 값은 모든 pP에 대하여 음이 아닌 정수이므로, 적당한 p¯P가 존재하여, |νp¯(m)νp¯(n)|=1이고 p¯가 아닌 모든 소수 p에 대하여 |νp(m)νp(n)|=0이어야만 함을 알 수 있다. 이는 mn의 소인수분해를 비교해 보았을 때, 소수 p¯를 제외한 모든 소인수의 개수가 동일함을 의미한다. 이제 mn을 가정했으므로, m=p¯n이어야만 하고, 따라서 증명이 완료된다.

정리 6.

두 자연수 m,nN에 대하여 l=lcm(m,n), g=gcd(m,n)이라 할 때, 다음이 성립한다. d(m,n)=d(l,m)+d(l,n)=d(g,m)+d(g,n).

증명. 주어진 가정으로부터 m=gm0, n=gn0, l=gm0n0를 만족하는 서로소인 두 자연수 m0,n0N을 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리 2정리 3에 의해 d(l,m)=d(gm0n0,gm0)=d(n0,1)=Ω(n0)d(g,m)=d(g,gm0)=d(1,m0)=Ω(m0). 같은 방법으로 d(l,n)=Ω(m0), d(g,n)=Ω(n0)을 얻는다. 한 편, m0n0는 서로소이므로 다시 한 번 정리 2정리 3에 의해 d(m,n)=d(gm0,gn0)=d(m0,m0)=Ω(m0)+Ω(n0). 그러므로 위 정리에 주어진 세 변 모두 Ω(m0)+Ω(n0) 값을 가짐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집합 {1,2,,18} 위에서의 약수관계를 부분순서(partial order)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하세 도형(Hasse diagram)을 생각해 보자.

이제 정리 6에 의하면, 두 자연수 1218 사이의 산술거리는 위 하세 도형에서 12에서 18로 가는 최단 경로의 길이와 같음을 알 수 있다.

참고. 주어진 자연수 nN의 소인수분해를 p진 값매김 함수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나타내자. n=pPpνp(n)=2ν2(n)3ν3(n)5ν5(n)7ν7(n). 그러면 소인수분해의 유일성에 의해 "자연수 집합"과 "유한개의 항을 제외한 모든 항이 0인 음이 아닌 정수로만 이루어진 수열들의 집합"간의 일대일대응관계를 줄 수 있다. n=2ν2(n)3ν3(n)5ν5(n)7ν7(n)(ν2(n),ν3(n),ν5(n),ν7(n),). 예를 들면, 5(0,0,1,0,)12(2,1,0,0,)18(1,2,0,0,) 과 같은 식이다. 이 때, 두 자연수의 산술거리는 그 자연수들과 대응관계에 있는 두 수열 사이의 유클리드 거리(Euclidean distance)와 같음을 알 수 있다. d(m,n)=pP|νp(m)νp(n)|=|(ν2(m),ν3(m),ν5(m),ν7(m),)(ν2(n),ν3(n),ν5(n),ν7(n),)|. 예를 들어 1218의 산술거리는 이 두 자연수의 대응관계에 있는 두 수열 (2,1,0,0,)(1,2,0,0,)의 유클리드 거리를 이용하여 d(12,18)=|(2,1,0,0,)(1,2,0,0,)|=2 로 계산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일대일대응 관계를 이용하여 산술거리를 유리수 집합까지 확장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